2019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토요일) 후기

  3시쯤에 출발해서 5시쯤에 도착했다. 토요일이었는데도 올라오는 길이 전혀 막히지 않았다. 시작부터 뭔가 쾌적했던 2019 킹타포트락페스티벌 클라스. 

 

미리 예약 해두었던 호텔스카이파크 송도에 체크인을 했다. 어우, 락페 인생 10년만에 호텔에서 숙박하는 락페라니. 귀족이구나 아주. 짐 풀고 내려와서 택시를 타고 셔틀버스 내리는 곳, 그러니까 페스팁벌 입구 가까운 곳까지 바로 왔다.

 

천국의 문으로 입성. 날씨에 따라서 헬게이트가 될 수도 있다.

 

  돗자리를 펴고 조금 둘러본 다음에 서둘러 맥주를 사서 마셨다. 락페는 일단 맥주 마시고 시작. 5시가 조금 넘은 시간대였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뜨거웠다. 그래도 간간히 구름이 해를 가려주었기때문에 우려했던것보다는 덥지 않았다. 솔직히 땡볕만 아니면 여름 락페에선 정말이지 백번 감사할정도니.

 

  줄이 제일 없어서 사온 새우튀김. 나름 괜찮았다. 더워서 그런지 식욕이 별로 없었는데 새우튀김 두세개만 먹어도 뭔가 배부른듯한(입맛이 없는거였음) 느낌을 받았다.

 

  잠비나이가 공연중이었지만 일단 슥 한번 훑어보는 정도로 봤다. 오랜만에 웅장한 여름 대형락페의 사운드를 느끼니 설렜다.

 

  하이파이브만 하면 콜라를 계속 공짜로 줬는데, 거의 10년간 락페 다니면서 이것처럼 꿀인 락페 스폰서는 처음이었다. 코카콜라 인정합니다. 최고였습니다.

 

  맥주 한잔에 코카콜라 한페트 들이마시기.

 

  락페 분위기 좀 즐기다가 내귀에 도청장치 공연을 멀리서 앉아서 듣고있었는데, E-Mail 이 연주되자마자 헐레벌떡 뛰어왔다.

 

 

 

오랜만에 띵곡 이메일 들으니 옛날 생각나고 좋았다. 아 지금 들어도 여전히 락킹한 곡이구나. 내귀에 도청장치는 아직도 사롸있구나.

 

  펜타에 여러가지 깃발이 있었는데, 진짜 레알루다가 눈에 많이 띄고, 무대 사진 찍으면 50%는 같이 찍히는 저 퇴사 깃발. 2019 펜타 깃발 챔피언으로 인정합니다. 여자분이 들고 다니는 것같았는데, 퇴사를 한건가요, 퇴사를 하겠다는건가요. 궁금.

 

  락페에서 제일 설레는 시간. 해가 질 무렵에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타임테이블 상 고대하던 뮤지션들의 공연이 줄줄이 이어지는 때. 페스티벌 사이트 안에서 돗자리 펴고 바라본 송도의 하늘은 역시 올해도 근사했다.

 

  올해 펜타는 유난히 쾌적했다. 포스터 디자인이나 SNS 홍보 뭐 이런것들을 봐왔을때에는 심각하게 올해 펜타의 운영을 걱정했었는데(운영 개판친 홀리데이나 아예 취소된 지산이 걱정을 키운 측면도 있다), 막상 와보니 너~~~무 쾌적했다. 거의 모든 면에서. 일단 관객의 수가 그렇게 터져나갈정도로 많지 않고 딱 적당했다. 바람이 많이 불고, 구름이 적당히 있는 날씨의 영향도 있었지만, 운영상 준비가 잘 되어있기도 했다. 특히, 그늘을 피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을 많이 설치해놓아서 좋았고, 돗자리 구역과 텐트구역이 잘 나눠져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다만, 낮에는 괜찮았는데 맥주를 사려면 줄을 너무 많이 기다려야하는게 좀 불편했다. 조금 더 여러곳을 운영했으면 좋았을텐데. 바르슈타이너 맥주는 처음 먹어봤는데, 맛은 보통이었다. 카스보다는 맛있는 정도.

 

  Against the Current 부터 본격적으로 공연을 무대 가까이에서 즐겼다.

 

  ㅗㅜㅑ ... 갓게인스트 더 커런트는 사랑입니다. 영상찍느라 노래에 집중을 잘못..했..

 

 

펜타 라인업 뜨고 알게 된 그룹이라 예습을 해야했는데, 실제로 라이브 들으니까 훨~씬 좋았다. 음원으로 들을때에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노래들이 라이브를 듣는 순간 봇물터지듯 귀로 쏟아져 들어오는 신기하고도 기분좋은 느낌, 락페의 맛.

 

  브로콜리너마저 공연은 셋리스트에 신곡이 조금 많이 배치되었다. 아마 3집 이후의 공연이라 그런것 같은데, 1집과 2집을 훨씬 좋게 생각하는 나로써는 조금 아쉬운 셋리스트였다. 중간까지만 보다가 다시 메인스테이지로 돌아왔다.

 

 

 

  대망의 투도어시네마클럽. 솔직히 나는 투도어시네마클럽이 라인업에 떴을 때부터 생각했다. 얼리버드 티켓값 12만원은 투도어시네마클럽 공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제값을 한다고. 공연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투도시 공연 하나만으로도 12만원은 초초혜자스런 가격이라고!!!

 

  진짜 투도시 공연 1시간이 2019년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1시간이 었다. 입장하는 순간부터 마지막 곡이 끝난는 그 순간까지 가슴이 벅차올라서 터질것같았다. 발매되자마자 미친듯이 반복해서 들었던 4집의 Talk 를 시작으로, 정말이지 단 한곡도 쉴 타이밍없이 미친듯이 뛰게 만드는 셋리스트. 처음부터 끝까지 정신줄 놓게 만드는 갓띵곡들의 향연. 이전 내한 때 듣지 못했던 This is the life를 들을 때는 너무 좋아서 감격스러울 정도였고, Are You Ready(Wreck)의 도입부분이 나올 땐 울뻔했다. I Can Talk 나 Something Good Can Work 같은 초창기 명곡들이 나올때 기분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냥 다 같이 죽어도 좋겠다는 느낌.

 

  2019 펜타의 투도어시네마클럽 공연은 내 인생 공연 관람 리스트 중 베스트3 안에 든다. 사실 폴매카트니 내한공연 다음으로 최고였다. 2013년 슈퍼소닉 페스티벌에서 처음 본 투도어시네마클럽 라이브도 인생 공연 중 하나인데, 투도어 공연은 볼 때 마다 역대급이다. 1시간 동안 탈진할 듯이 놀고나니 몸과 마음에 남아 있는 스트레스가 모두 씻겨저 내려간 듯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투도어 공연을 보고 다시 맥주 타임. 맥주 사오기 가위바위보에 져서 피눈물. 줄 길어서 20분 기다림.

 

  투도어 공연의 여운을 느끼다가 스틸허트 성님들의 마지막 곡 쉬즈곤을 듣기 위해 서브 스테이즈로 걸어왔다. 쉬즈곤은 예의상 들어야할 것만 같았다. 조금은(조금 살짝 많이) 벅차보였지만 그래도 쉬즈곤 부르셨다. 많이 힘들어 보이셨고, 관객들은 관람이 아니라 약간 응원하는 분위기. 쉬즈곤 끝난 후 누가 쉬즈곤 앵콜을 외쳤다던데, 그러면 안된다. 놓아 드려야한다.

 

  헤드라이너지만 헤드라이너 같지 않은 투도어 식후 공연 코넬리우스. 뭔가 연주의 합이 딱딱 잘 맞고 사운드가 명료했다. 무대 뒤의 영상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보지 않고 자리를 정리하고 술을 마시러 갔다.

 

  첫날 인증샷! 더할나위 없이 좋았던 킹타포트 첫날의 추억. 그러고보니 이렇게 밴드 멤버들이랑 같이 오는것이 처음이구나. 몇년의 숙원사업이 완성된 역사적인 날. 락페에 혼자(서라도) 여러번 갔었는데(눈물), 여러모로 감격적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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