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락페 2015 안산M밸리 록페스티벌에 대한 기억

 

  2019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을 일주일 정도 남겨두고 이것저것 떠올려보자니, 최악의 락페스티벌이 생각난다. 지금 생각해도 끔직한데, 그 페스티벌은 2015년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이다. 이 페스티벌이 유독 안좋은 기억이 많은 것은 라인업 때문이 아닌 순전히 페스티벌 운영 덕분이다. 당시 라인업은 노엘갤러거, 케미컬브라더스, 푸파이터스 짱짱한 헤드라이너에 국내 라인업까지 빵빵했다.

 

  일단 최악은 날씨도 안좋아서 비오는 날씨 탓도 있었지만, 페스티벌 내부에 잔디가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않아 오후부터는 완전히 진흙탕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지금도 기억나는게 몸이 힘든데 어디 한번 앉아 쉴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진흙밭이라 돗자리를 깔아도 앉을 수가 없는 상황까지 왔다. 진흙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다. 진흙이 안튀게 뭐라도 대충 깔아만 놨어도 불편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 대비책이 아무것도 없이 진흙밭을 돌아다니자니 관객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에 M이 Mud라는 소리까지 나왔었다.

 

 

  밸리록페스티벌은 음향이 굉장히 좋기로 유명하다. 나도 밸리록페스티벌을 매년 거의 빠짐없이 갔지만 음향에 대한 만족도는 굉장히 높았다. 하지만 2015년에는 크고 작은 음향사고들이 계속 이어졌다. 음향기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음향기기를 운영하는 데에 문제가 큰 듯했다.

 

  그리고 2015년에 부지를 안산으로 옮긴것이 최악이었다. 안산의 페스티벌 부지 자체가 모기가 들끓는 곳이었다. 방역에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것같다. 입구에 모기기피제를 뿌려주는 기계 몇대를 설치한게 전부였고 그 모기기피제를 많이 뿌려봤자 의미도 없었다. 헤드라이너 노엘갤러거하이플라잉버드 공연을 보는 도중에 집중이 정말 안됐다. 왜냐하면 모기가 계속 온몸을 물어댔기때문에 따갑고 가려워서 짜증만 났다. 레알 안산 Mosquito 페스티벌...

 

 

 

경호업체에 대한 구설수도 많았다. 강한친구들이 전담한 페스티벌 운영 경호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장기하에 대한 폭언 욕설과 관객들을 향한 폭력까지. 페스티벌을 즐기러온 관객의 안전을 걱정하는 것인지, 무슨 불법시위 진압하는 전경인지 모를 태도였다. 실제로 관객들이 경호원에 맞아서 수술까지 한 사례가 한때 인터넷에 많이 회자되기도 하였다.

 

 

  기타 셔틀버스나 티켓박스 찜질방패키지 등등 여러가지 운영면에서 관객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았다. 안산으로 부지를 옮기면서 신경을 못쓰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지산에서 매년 개최될때와는 너무 달랐다.

 

  다시 돌이켜 봐도 안좋은 기억밖에 없다. 공연에 대한 감상이 남아 있지않다. 내가 노엘갤러거하이플라잉버드에 대해 별다른 감흥을 못느끼는것도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에서 제대로 못즐겼기때문이기도 하다. 시체처럼 진흙위 돗자리에 찌그러져 잠깐 누워있는것도 힘들었던 이 페스티벌이 내 인생 독보적 최악의 락페스티벌이었다. 페스티벌을 꾸역꾸역 다 보고 지쳐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다시는 락페스티벌을 가기 싫을만큼 마음의 내상이 컸다. 결국 3일권 티켓을 끊어놓고 나머지 이틀은 가지도 않았다.

 

  아 물론 최근에 페이크버진에서 개최한 홀리데이페스티벌이나 개최하기도 전에 희대의 병크를 터뜨리며 취소된 2019지산락페스티벌이 계속해서 새로운 욕받이가 되고 있긴 하지만 나에게 최악은 여전히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이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