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등산 후기 (중산리 - 천왕봉 - 장터목대피소- 칼바위 코스)

천안에서 중산리탐방지원소까지 약63% 배터리가 소모되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등산일이 밝았다. 새벽3시에 일어나서 짐을 챙기고 3시반에 출발, 6시 40분쯤에 중산리탐방지원소 주차장에 도착했다. 테슬라 모델3의 배터리가 88%에서 25%로 줄어 약 63%의 소모가 있었다. 고속도로에서는 물론 오토파일럿으로 거의 모든 구간을 운행해왔기때문에 조금 과장을 보태서 운전을 안하고 온 느낌이었다.

 

중산리 탐방지원소 주차장에 급속전기차충전소가 있다.

  중산리탐방지원소 주차장에는 급속충전기가 있다. DC차데모, AC3상, DC콤보로 사용가능하며 환경부 충전카드로 결제를 했다. 일반 신용카드도 결제가능해보였다. 정확한 주차장 주소는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619-2 이다.

 

중산리탐방지원소 주차장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주차장은 널널했다. 조금 의아했는데 생각해보니 코로나19 확산 분위기때문에 등산객도 많이 줄어든것같았다. 중산리 탐방지원소 주차장에 주차를 하지 못하면 더 아래쪽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했기 때문에 다행이었다.

 

중산리 탐방지원센터 바로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

  버스를 타고 경상남도 환경교육원으로 가기로 했다. 버스는 1시간마다 출발하고 요금은 1인당 2천원이다. 버스시간은 6시, 7시 이렇게 정각에 출발한다. 우리가 등산을 했을때에는 6시50분에 만차가 되어서 차가 한번 출발하고 다시 7시 10분에 돌아온 그 차를 탔다. 경상남도 환경교육원으로 버스를 타고 가면 출발고도가 높아지고, 하산할때의 코스와 겹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탐방지원센터 -> 환경교육원 버스 시간표
버스는 구불구불하고 좁은 산길을 빠르게 통과했다

  버스를 타면 10분정도 걸려서 등산로 바로 앞에 내려준다. 거기서부터 등산코스는 시작된다.

 

등산코스 입구에 있는 표지판

  로타리 대피소까지 2.3km , 천왕봉까지 4.4 km 이다. 중산리 순두류 코스는 천왕봉으로 가는 가장 짧은 코스이며, 짧은만큼 가장 가파른 등산코스로 알려져있다.

 

탐방로 안내 지도

  중산리 순두류 코스는 난이도가 어려움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거리 7.8km 평균경사도 20.1% 소요시간 5시간30분의 코스이다. 

 

등산 시작!

  오랜만의 등산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릎 보호였다. 올해 초에 북한산을 갔을 때 하산 도중 무릎통중을 심하게 느껴서 그때 이후 등산을 가지 않았다. 이번에 오랜만에 등산을 가게 되면서 무릎보호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다. 등산스틱과 무릎보호대, 레깅스를 샀다. 그리고 최대한 등산스틱을 이용하면서 등산을 하려고 노력했다.

 

 레키 골드라벨 MVC AS 레드 6502072 4단접이식 등산스틱

  등산스틱도 가장 좋은걸로 구입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레키 브랜드를 알게되었고 20만원 중반 가격대였다. 무릎을 위해서 망설임없이 구입했다. 레키 스틱은 가볍고 튼튼하고 사용하기 편리했다. 4단으로 접히면서도 견고했다. AS도 상당히 잘해준다고 해서 마음에 들었다. 특히, 하산할 때에 스틱에 체중을 실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니 확실히 무릎통증이 없어졌다. 등산스틱을 써보니 등산스틱없이 어떻게 등산을 한건지 모를정도로 필수처럼 느껴졌다.

 

로타리 대피소

  이른 아침에 등산을 시작하니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상쾌한 기분이었다. 기분좋게 등산을 시작하고 머지않아 로타리 대피소에 도착했다. 로타리 대피소에서는 취식이 가능하고 화장실도 있어서 쉬어가기 좋다.

 

 

 

 

 

 

천왕봉에 도착하기 직전!

  로타리대피소부터 천왕봉까지의 코스는 듣던대로 굉장히 가파르고 험했다. 원래도 저질체력이지만 오랜만의 등산이라 더욱 힘들었다. 거의 스틱에 의지해서 4발로 기어올라가는 느낌이었다.

 

힘들다

  등산하는 내내 흐린날씨였는데 천왕봉 다다르기 직전에 갑자기 새파란 하늘이 보였다. 등산을 하면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정상에 오르기 직전 갑자기 하늘이 시야에 꽉 차는 그때다. 조금만 올라가면 정상이라는 그 다가올 성취에 대한 기대감. 그게 너무 좋다.

 

천왕봉 정복!

  드디어 천왕봉! 날씨가 흐려서 지리산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지는 못했지만 성취감은 컸다. 한라산을 제외하고 가장 높고 어려운 등산코스였기때문에 지리산 천왕봉을 올랐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남달랐다. 뭔가 등산 라이센스를 획득한 그런 느낌!

 

뻗음

  천왕봉 정상에 간식을 먹고 뻗었다. 

 

장터목 대피소로 돌아서 하산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바로 내려올 수 있었지만 자신감을 얻고 장터목대피소 코스로 돌아서 내려가기로 했다. 그리고 지옥을 맛보았다.

 

장터목 대피소에서의 점심
개꿀맛 라면
핵꿀맛 양념불고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안개비를 맞으며 밥을 먹는데 뭔가 재밌었다.

 

 

 

 

 

  장터목 대피소는 로타리 대피소보다 더 크다. 취사를 할 수있는 공간도 잘 마련되어있다. 양념불고기와 밥을 먹고 라면까지 먹으니 극락이었다.

 

중산리 -> 천왕봉 -> 장터목대피소 -> 중산리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몇배는 더 힘들었다. 장터목대피소로 돌아서 내려오니 등산코스가 2배는 길어진 느낌이었다. 가도가도 내려가도 내려가도 끝이 안보이는 느낌. 무릎도 시큰해져와서 최대한 스틱을 이용해서 무릎에 하중이 실리지 않게 조심조심해서 내려왔다. 흐리던 날씨에서 갑자기 비도 많이 왔다. 우의를 썼다가 더워서 벗고 그냥 비를 맞으면서 내려왔다. 

 

지리산의 계곡

  비가 내려서 그런지 계곡마다 물이 콸콸 시원하게 흘렀다. 산을 내려올 때 계곡을 보는 맛이 좋았다.

 

하산을 완료하기 전에 배터리 소모로 꺼진 애플워치의 등산 기록

 

  5시쯤 등산이 끝났는데 4시 조금 넘어서 애플워치가 배터리 소모로 꺼졌다. 장장 9시간이 넘는 등산이었다.

 

탈진 직전

  내려올때는 정말 역대급으로 힘들었다. 정말 끝도 없이 내려가는 느낌.

 

앱으로 기록된 등산기록

  총 등산시간 9시간 44분. 휴식시간 2시간 17분. 이동시간 7시간 27분. 이동거리 26.3km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지리산 천왕봉 등산을 마치고 나니 성취감이 컸다. 정말 인생 역대급으로 힘든 등산이었지만 무사히 무릎 통증없이 내려올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레깅스반바지+무릎보호대+등산스틱의 조합이 성과가 있었다(역시 돈을 써야한다). 지리산 천왕봉을 무사히 등정했으니 이제 모든 산을 오를 수 있을것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짧은 등산 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만한 등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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