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본 영화 '82년생 김지영' 후기

82년생 김지영

  나는 30대 초반의 유부남이다. 아기는 없다. 와이프가 '82년생 김지영' 영화를 보고싶어하는 눈치길래 같이 보러 가자고 했다. 사실 썩 내키지는 않았다. 여자가 겪는 차별과 어려움을 나열한 영화가 내용이 뻔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군복무로 대표되는 한국 남자가 겪는 어려움 또한 만만치 않기때문이다. (여자와 남자 누가 힘드냐를 따지고 들면 끝없이 소모적이게 된다.) 

 

  이렇게 조금은 삐딱한 시선을 가지고 영화를 보게되었는데,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나는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지레 짐작했던 것보다 영화는 과장이 없었고, 평범했으며 일상적인 사회경험을 여성의 입장에서 차분히 그려내었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여성의 입장으로 이야기를 했으나, 남성에 대한 혐오는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영화에서 남자주인공(공유)은 힘들어하는 김지영을 위해 문제를 해결하려 고군분투한다. 영화는 남혐의 프레임에 빠지지 않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세심하게 신경쓴듯 보였다. 김지영을 향해 맘충이라고 비난하는 무리들 중에도 여자가 포함되어 있다. 영화 내에서

김지영에게 무심하게 상처를 주는 등장인물들 중에는 여자들도 많다. 

 

  큰 담론에 있어서 그리 동의하지는 않지만, 영화자체가 불쾌감을 줄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볼만한 영화였다는것이 짧은 감상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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