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학산 오토캠핑장 캠핑 후기 [캠핑 입문]

태학산오토캠핑장 A-5

  아주 오래전부터 캠핑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 오래전부터 생각해보건대 나는 자연지향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실제로 한동안 등산을 간간히 다니기도 했고, 심지어 혼자 등산 간적도 몇번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뭐 그렇다고 많이 갔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산에서 내려올때 무릎통증을 느낀 이후부터 등산을 꺼려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올해 초 북한산 등반을 이후로 등산은 가지 않는다. 

 

  1년 전 쯤에 강원도 선자령으로 백패킹을 갔었던 적이 있다. 캠핑장비로 꽉찬 배낭이 굉장히 무거워서 박지까지 가는것이 일반 등산과는 비교도 안되게 힘들었지만, 망망한 풍경속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의자에 앉아서 떨어지는 해와 어두워지는 하늘을 관찰하니 몸과 마음이 홀가분하게 비워지는 것같아 좋았다. 물론, 밤에 갑자기 호우경보 발령과 함께 큰 비가 내려 밤새 텐트속에서 혼자 벌벌 떨었지만.

 

  어쨌든 나는 오래전부터 계속 캠핑을 꿈 꾸어 왔었다. 어렸을 때 외할머니집 마당에 텐트하나만 설치해도 아무것도 없이 설레던 기분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 오랜 기억이 드디어 실행으로 옮겨졌다. 여름이 지나갈 무렵부터 캠핑 장비를 하나하나 사서 모았다. 입문이니 만큼 부담없는 가격대의 장비들로만 구입했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비들을 최대한 활용했다. 큰 돈이 들어가는 텐트는 원래 집에 있던 원터치 텐트로 그냥 쓰기로 했다. 캠핑의자도 락페스티벌에 갈 때 사놓은 것이 있어서 사지 않았다. 이번에 따로 산 캠핑장비는 화로, 릴선, 조명 등 자잘한 용품들이었다.  

 

 

 

 

 

테이블까지 준비되어 있는 태학산오토캠핑장 A사이트

  토요일은 예약이 다 차서 금요일로 예약을 했다. 어차피 퇴근하고 바로 가면 15분이면 태학산 오토캠핑장을 갈 수 있었기 때문에 금요일도 상관이 없었다. 혼자 가려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혼자가려니 괜히 두려워졌다. 그래서 아는 형을 꼬드겨서 오라고 했다. 혼자서 원터치텐트를 펼치고 조금은 서툴게 타프까지 설치했다. 타프는 처음 설치하는거라 조금 헤맸다. 분명 차 트렁크가 꽉 차도록 캠핑용품을 실어 왔는데 막상 설치해보니 휑 했다. 역시, 캠핑 장비빨을 제대로 세우려면 아주 먼 소비의 여정이 필요한듯 했다.

 

불멍이야 말로 캠핑의 꽃이구나

  캠핑의 꽃은 불멍이라고 들어서 화로와 장작을 캠핑 전날 급하게 구입했다. 고기를 구워먹고 화로에 장작을 넣고 불을 지폈다. 처음엔 검은 연기가 좀 나더니 이내 나지 않았다.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장작을 보니 왜 불멍이 캠핑의 꽃이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지 알것같았다. 장작불은 이상한 매력이 있어서 속에 있는 생각들을 불러낸다. 장작과 불쏘시개들을 넣고 타들어가는 것을 보는것뿐인데 이상하게 심심하지 않고 잔잔하게 들뜬 상태가 된다. 장작불을 가운데 놓고 형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했다. 별 의미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놀러온 형이 집으로 돌아가고 혼자 텐트 안에서 잠을 자려고 준비를 했다. 가져온 전기장판이 있었기에망정이지 없었으면 첫 캠핑에서 동사할뻔 했다. 밤새 등은 뜨끈뜨끈하고 공기는 차가운, 가져간 이불도 얇아서 굉장히 추운 상태로 밤새 자다깨다자다깨다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캠핑 장비들을 다시 걷어서 차에 실었다. 설치할때는 오래걸렸는데 다시 걷는것은 한순간이었다. 나의 첫 캠핑은 이렇게 끝이났다.

 

  두번째 캠핑을 가려고 계속 계획을 세웠지만, 이상하게 하는것없이 바쁜 일상이라 계속 밀렸다. 그리고 곧 겨울이 눈 앞에 다가왔다. 두번째 캠핑은 아무래도 내년으로 미뤄야겠다. 나는 지금도 두번째 캠핑을 생각하며 캠핑장비를 인터넷으로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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