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합주곡을 정해야 할 때 고려해야할 것들 - 직장인밴드 경험담

밴드 합주 영상

  밴드 동호회를 하면 할 수록 어려운 점이 많은 취미라는 것을 느낀다. 일단 필수적으로 최소 4명 이상의 마음이 맞는(?) 구성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시간을 맞추어 특정한 공간에서 연주를 해야한다. 직장인이 시간을 맞춘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닌데, 그 중 한명이라도 못온다고 단톡방에 이야기하면 합주일은 1주일에서 2주일로 확 밀리기 십상이다. 그리고 합주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문제이고, 사용료를 내고 합주실을 대관을 하려고해도 좋은곳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이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밴드를 유지하고 있을 때 또! 문제가 되는것이 합주곡을 정하는 것이다. 이 문제가 또 정말 의외로 해결하기 쉽지가 않다.

 

  일단 가장 우선시 되어야할 것은 첫째, 보컬의 음역과 음색을 절대적으로 고려해야한다. 보컬의 음역대가 넉넉하게 많은 곡들을 소화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쉽지 않은일이다. 그리고 음역대가 높으면 음색이 안좋아지기 마련이다. 음역대가 높고 음색까지 매력적이면 프로지...일단 음역대에서 합주곡 후보의 50%가 제외된다. 음역대가 좁은 보컬이라면 70%까지 제외된다. 

 

  그리고 두번째, 멤버들의 음악적 취향을 고려해야 한다. 이 부분이 또 재미있는데, 합주를 하고 싶어서 모인 멤버들이지만 신기하게 모두 취향이 다 제각각이다. 밴드 동호회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참으로 사람들의 음악적 취향이 다양하구나...하는 점이다. 모든 멤버들의 취향이 비슷할 가능성은 직장인 동호회에서는 아주 희박하다. 따라서 멤버들의 음악적 취향을 고려해서 합주곡을 선정해야한다. 최소한 아, 이 밴드 노래만큼은 하기싫다, 예를들어, 나는 정말 자우림, YB는 이제 너무싫다 듣기도 싫다 하는 멤버가 있다면 그 밴드 노래는 피해야한다. 듣기도 싫은데 수십번 들어가며 연습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세번째, 멤버들의 연주 실력을 고려해야 한다. 이 부분은 조금 뼈아프다. 특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마음이 아프다. 실력이 없으면 어려운 곡은 합주하지 못한다. 내가 처음 밴드를 시작했던, 그러니까 일렉기타를 생초보 시절에는 합주곡이 체리필터의 낭만고양이와 크랜베리스의 좀비 처럼 파워코드 때리거나 그냥 기타코드 후리는 곡들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멤버들의 실력이라는 것은 실력이 가장 안좋은 멤버에게 맞춰줘야 하기 때문에 더욱 비극적(?)이다. 한명이 못한다고 하면 못하는것이다.

 

  네번째, 곡의 중성을 고려해야 한다. 합주만 한다면, 그리고 멤버들이 다 동의를 한다면 정말 대중성이 없는 곡들을 해도 상관이 없다. 하지만 두가지의 벽이 있는데, 공연할 때 관객들의 반응이 처참하다는 것이며, 그리고 악보를 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중성이 없는 곡은 악보사이트에 악보가 없기때문에 각 악기별로 알아서 따야한다. 따라서 너무 대중성이 없는 곡은 합주곡으로 적합하지 않다.

 

  다섯번째, 최대한 멤버들의 의견을 모은다. 간혹 밴드를 운영하면서 한명이 독단적으로 곡을 선정해서 밀어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경우에 밴드가 깨지기 쉽다. 정말 자기가 간절하게 이 곡만은 하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면 멤버들 개개인에게 따로 동의를 구하고 합주곡을 정하는 방법도 있긴하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최대한 합의에 의해 곡이 선정되어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크게 5가지의 고려해야할 사항이 있고, 그밖에 영어가사를 기피하는 보컬이라든지 곡 중간에 랩이 있어서 못한다든지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더스크비, 아산신정호 달그락 페스티벌 공연

 

 

  결론적으로 보컬의 음역과 음색에 맞고, 멤버들의 음악적 취향에도 다 맞으며, 연주가 쉽거나 노력하면 할만하고, 그리고 곡이 대중성까지 있는 그런 곡을 정해서 합주를 해야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만족하는 노래는 이미 많은 밴드들이 닳고 닳도록 했기때문에 식상하기 쉬운데, 식상한 노래들은 또 합주를 하면 재미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답이 없다. 그냥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고 최대한 여건에 맞는 곡들을 선정해서 재밌게 합주하면 된다. 그리고 너무 좋은 선곡이라고 생각하고 연습을해서 합주를 했는데 막상 합주해보니 안좋은 경우도 많다. 따라서 여러곡들을 시도해보아야 한다. 중요한것은 즐겁게 오래 밴드를 유지하면서 합주를 하는것이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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